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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코딩'과의 이별, 언제쯤일까? - Replit 인터뷰
Replit의 CEO이자 공동창업자 Amjad Masad와의 대화

튜링 포스트의 Ksenia가 흥미로운 AI 학계 연구자들 또는 업계의 사업가들을 만나 나눈 이야기들을 유튜브 영상과 함께 튜링 포스트 코리아의 ‘Interviews with Innovators’ 시리즈를 통해서 소개해 드립니다.
Replit은 2016년 Amjad Masad와 Haya Odeh가 설립한 AI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으로, 브라우저 내에서 Collaborative Coding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IDE를 제공합니다.
흔히 Cursor, Windsurf 등의 스타트업과 비교되기도 하는 Replit은, 상대적으로 두 회사 (정확히는 Cursor는 제품명이고 회사명은 Anysphere지만) 대비 훨씬 오래 전인 2016년 설립된 회사입니다. 주요 제품으로는 AI 코딩 도구 Ghostwriter와 자연어로 앱을 생성하는 Agent(2024년 9월 출시, 2025년 2월 v2 출시)가 있습니다.
Replit은 2025년 기준 약 170개 기업에서 사용 중이고, 사용자 수는 약 3,400만 명에 달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ARR은 7,000만 달러로, 2024년 말 대비 2,500%의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AI 에이전트 도입’의 흐름, 그리고 ‘사용량 기반 요금제’가 고객들에게 잘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Replit은 총 2억 3천만 달러 정도를 9차례에 걸쳐 투자받았고, 2023년 4월 기준 기업가치는 약 12억 달러로 평가된 바 있고, 현재 30억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로 후속 투자라운드를 진행하는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코딩’만큼 AI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많이 받고 있는, 그리고 많이 언급되는 분야도 없을 겁니다. ‘코딩 리터러시’에 대한 이해와 확산을 지지하는 사람이, 코딩하는 법을 배울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한다면, 어떻게 들리세요?
이번 ‘혁신가와의 인터뷰’ 에피소드에서는, Replit의 CEO이자 공동 창업자인 Amjad Masad가 함께합니다. Amjad는 수백만 명에게 코딩을 가르치던 입장에서, 지금은 사람을 대신해서 코딩을 해 주는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어요. 이렇게 ‘하는 일의 방향 자체’가 바뀐 이유가 뭘까요? 과연, 우리는 ‘포스트 코딩’ 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걸까요? 사실상 ‘기계와 텍스트로 대화만 하는 것에 불과’한 바이브 코딩이 각광받는 상황에서, ‘프로그래밍’이란 건 뭘까요?
Amjad와 함께, Replit의 비전이 어떻게 변화해 왔고 진화하고 있는지,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이미’ 실제의 비즈니스를 어떻게 운영하게끔 도와주고 있는지, 그리고 왜 AI 에이전트로 무장한 솔로 창업자가 유니콘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완전 자율 에이전트’의 실현을 가로막는 장애물, AGI에 대한 생각, AI 시대에 오픈소스의 의미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눕니다.
오늘 에피소드를 통해서, 과연 2025년에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게 뭘 의미하는지, 한 번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지실 수 있기 바랍니다.
Q. Amjad, 만나서 반갑습니다. 당신의 커리어를 보면, 한동안 ‘코딩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이었던 걸로 이해하고 있는데요 - 처음에는 Code Academy의 첫 번째 직원으로 일했고, 그 이후 Replit에서도 말이죠. 그런데 지금은 사람들에게 ‘코딩을 배울 필요조차 없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이잖아요? 그 동안 뭐가 바뀐 건가요?
I no longer think you should learn to code.
— Amjad Masad (@amasad)
3:44 AM • Mar 27, 2025
네, 그 말이 아주 논쟁의 중심에 섰었죠. 가장 크게 바뀐 건, ‘AI 기술 그 자체’겠죠.
전 항상 에이전트가 프로그래밍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낼 거라고 생각해 왔어요. 코드는 ‘프로그래밍을 위한 수단’일 뿐이지, 프로그래밍 그 자체는 코딩과 다른 겁니다. 그리고 코딩 그 자체는 사실 아주 지루한 거예요 - 문법 문제를 포함해서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컴퓨팅의 시초부터, 상당히 높은 수준의 ‘추상화’ 작업은 되어 있었어요. 프로그래머들이 처음에는 ‘펀치 카드’를 사용했구요, 그 다음에는 어셈블리 언어, 그리고 C, 그리고 자바스크립트 같은 걸 사용했죠. 그 다음 단계는, 저는 ‘에이전트’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포트란 프로그래밍에 사용한 펀치카드. Image Credit: Arnold Reinhold
이전에는 이 ‘에이전트’로의 전환이 5년, 10년 정도 걸리겠지 생각했는데, 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앞으로 2년 정도 걸리겠다 싶습니다. 물론, 소수의 엔지니어들은 여전히 코드를 작성해야 될 거라고 하기도 했어요. 특히 ‘정밀도’가 중요하고 ‘증명 가능성’이 중요한 영역에서는요. 그리고 컴퓨터 사이언스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라면야, 코딩이 여전히 유용한 기술이죠. 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데 더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코딩은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Q. 혹시, 소수의 사람들만 여전히 ‘코딩’ 작업을 깊이 이해해야 하고, 나머지 대다수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된다고 깨달은, 특별힌 순간이 있었나요?
말씀하셨다시피, 커리어 관점에서 저의 정체성 자체가 거의 전적으로 ‘코딩 교육’이라는 것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요. 이런 걸 바꾸기는 쉽지 않죠.
제가 처음으로 변화를 느낀 건, 우리가 Replit Agent를 베타 버전으로 개발했을 때예요. - 아마 작년 7월, 8월쯤이었다고 기억하는데요. 출시 전이었지만, 테스트를 해 보니 생각보다 너무 잘 작동했어요. 이 때 생각이 들었죠 - “와, 이게 모든 걸 바꿀 수 있겠다” 하구요.
그런데, 그 후에 상당 기간, 개인적인 ‘인지 부조화’의 시간을 경험했어요 - 그 변화를 완전히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그 다음에, 우리 Replit Agent V2가 나왔거든요. V2는 사람이 감독하지 않고도 15분 간 자율적으로 작업을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친화적이고 사람을 개발 과정의 ‘루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개입하도록 하게끔 개발을 했어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Agent V1은 혼자서 2~3분 작업할 수 있어요. V2는 15분 동안 스스로 작업 진행이 가능하구요. 지금 Agent V3를 개발하고 있는데, 사람의 개입이 없이 1시간 동안 자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시키는게 목표예요. 이런 식의 ‘버전 업그레이드’를 일 년에 몇 번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구요. 하루, 이틀 동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혼자 작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에이전트, 금방 나타나게 됩니다 - 이게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과 뭐가 다르죠? 어떤 관점에서는 사실, 훨씬 더 생산적일 거예요.
Q. 흥미로운 생각의 과정을 거치셨군요. 에이전트가 그 수준에 도달하려면, 어떤 특정한 기술적인 돌파구라든가 발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네, 두 가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을 거예요.
첫번째는, 모델 그 자체예요. 일반적으로 ‘모델’이라고 하면 - ‘자동’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 일종의 ‘계산을 거친’ 데이터 같은 거죠. 계산된 데이터를 투입하는 구조에서는, 대부분 추가적인 알고리즘 관점의 혁신 같은 게 별로 필요하지 않죠. 시스템을 스케일링하는데 필요한 더 대규모의 컴퓨팅 파워, 더 많은 입력 데이터가 필요할 뿐이예요.
엔지니어링의 측면에서는, ‘오랫동안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에이전트’를 지원하고, 에이전트가 ‘애플리케이션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도구와 서비스를 지원’하는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작업을 진행하는 도중에 테스트를 할 수 있어야 하죠. 프롬프트 작성을 아주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하구요. 특정한 기능 - 예를 들어서 포크 (Fork)를 만들어 내서 ‘샘플링’이나 ‘테스트 타입 컴퓨팅’을 한다든가 - 을 갖춘 플랫폼을 제공해서, 에이전트를 전체적으로 더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플랫폼의 측면에서는, ‘사람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과 유사한 점도 있지만 꽤 다른 점들도 있어요. 모델이 ‘에이전트’가 되게끔 구현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는, 그래서 많은 도전 과제가 있죠.
Q. 그런 도전 과제에 대해서 조금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사실, 2025년이 ‘에이전트의 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아직 에이전트가 실제로 그렇게 잘 작동하지는 않는 것 같거든요.
Replit 에이전트를 사용해 보셨는지 모르겠는데, 저희 에이전트는 잘 작동합니다. ^.^ 많은 사람들이 저희 에이전트를 통해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구요. 돈도 벌고 있으니까요.
Q. ㅎㅎ 그렇군요. 그렇다면, Replit의 관점에서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좋은 에이전트의 사례가 어떤 것들인가요?
네. 대형의 부동산 관련 사업자가 있는데, Replit 에이전트로 ‘부동산 대리인 - 우리나라로 치면 공인중개사 - 에게 리드 (Lead)를 전달하는 알고리즘을 구축’했어요. 이 에이전트를 사용해서 전환율이 10% 향상되었고, 재무적으로는 수백만 달러의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했습니다. 꽤 큰 규모의 이익을 보는 사례 중 하나예요.
작은 규모는 꽤 많은데, 거의 매일 하나씩 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지금 떠오르는 건, 에어비앤비의 숙소 관리자가 전체 백오피스와 백엔드를 Replit을 통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전체적으로, 소규모 비즈니스든, 대기업이든, 다양한 고객들이 Replit Agent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Q. 감사합니다. 지금, Replit을 ‘코딩 플랫폼’ 이미지에서 ‘노코드 도구’라든가, 근본적으로 다른 뭔가로 리브랜딩, 또는 리포지셔닝 하고 있나요?
우선, 문제가 좀 있는데요.
사람들이 그런 걸 ‘바이브 코딩’이라고 부르고, 그 용어 자체가 어느 정도 정착되었다는 거예요. 제가 생각할 때, 이 용어가 가장 좋은 용어는 아니예요. 왜냐하면 ‘바이브 코딩’이라는 의미에서는 실제로 코드를 보는 것조차 하지 않거든요. 그래도, 이 용어가 주는 유용성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 용어와 함께 가는 수 밖에 없을 것 같구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앞으로 1~2년 간은, ‘코드’나 ‘코딩’이라는 작업 자체로부터 더 추상화되는, 즉 더 멀어지는 흐름이 계속될 것 같아요.
이런 방향은 거스를 수 없다고 해도, 결국 ‘노코드’라는 용어에는 사실 스스로를 배반하는 특정한 함의가 있어요. 다시 말하면, 노코드 도구들은, 솔직히 항상 아주 짜증나는 제약 조건, 문제가 있어요. 사용을 혹시 해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노코드 도구는 빠르게 뭔가를 구축할 수 있게끔은 해 주는데, 그 이후에 반복을 하거나 개선이나 확장하는게 정말 골치아파요. 그런 관점에서, AI가 제대로 된 코드를 생성하게끔 하는게 지금까지 나온 노코드 도구들보다는 유연한 접근이라고 생각하구요.
어쨌든,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는데, Replit에서 하고 있는, 만들고 있는 건, ‘소프트웨어 개발 에이전트’라고 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Q. 소프트웨어 개발 에이전트, 잘 알겠습니다. 저도 바이브 코딩이라는 표현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적절한 용어가 뭐가 되어야 할지는 모르겠네요. Replit에서 좋은 표현을 생각해 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AI 에이전트, 그리고 Replit 에이전트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들 이야기를 좀 더 해 보죠. 이전에, “AI 에이전트가 억만장자들을 만들어 낼 거다”라고 하셨던 적이 있는데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AI가 엄청난 부를 창출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구요.
뭔가를 개발하려고 할 때, ‘코딩’이 더 이상 어려운 작업이 아니게 되어버린 세상에서, 우리는 뭘 하게 될까요? 그리고 이런 기업들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 기업가의 관점에서, 거대한 규모의 비즈니스를 구축하는게 더 쉬워질까요 아니면 더 어려워질까요?
좋은, 그렇지만 어려운 질문이네요.
우선, 이미 일정 수준의 성과, 그리고 결과물들은 나오고 있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아요. 정확하게 ‘에이전트’가 아니라도, 이미 AI가 직원 당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는, 아주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기업과 팀들은 많아요. Replit의 경우에도, 직원 당 수익은 전통적인 SaaS 기업 대비 몇 배는 충분히 상회합니다.
가장 뛰어난 수준의, 상위 1%의 SaaS 기업도, 직원 당 수익 면에서 최고의 AI 기업에 비하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해요. Replit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는 것보다는 다른 회사 예를 들어보죠. Cursor를 보면, 아마 대략 50명 정도의 직원으로 이미 수백억 달러 이상의 기업 가치를 만들어냈죠.

Cursor, Windsurf 기업가치. Image Credit: 튜링 포스트 코리아
이런 일이 전에 있었나요? 전례가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이런 ‘엄청난 효율성’에 근거한 변화는 계속될 거예요 - 에이전트가 진짜, 제대로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며칠, 몇 주, 몇 달 동안 멈추지 않고 작업할 수 있는 때가 올 때까지요. 그 때가 되면, 기업에서 사람을 아예 고용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걸 보게 될 겁니다. 아니면 아주 소수만 고용하든지요. 모든 기업이, 마치 부트스트래핑하는 스타트업의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엄청난 부와 자산을 창출할 수 있게 될 겁니다.
10명 정도 규모의 팀으로 10억 달러 가치. VC 투자를 받아 성장하는 스타트업이라기보다는, 소규모 회사라고 해야 할 정도의 특징이죠. 절대적으로 많이 생겨날 겁니다.
Q. 조금 더 구체적인 이야기로 들어가 보죠. Cursor의 경우는 최근에 생긴 ‘생성형 AI’ 스타트업이고, Replit은 그런 면에서 좀 다르잖아요, 거의 설립한지 10년이 넘어가구요. Replit은 생성형 AI 광풍이 불기 전부터, 이미 유니콘 사이즈로 커 오면서 서서히 성장해 온 기업이기도 하구요.
네, 그렇지만 저는 모든 스타트업이 ‘생성형 AI 스타트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2010년, 2009년 쯤에는 ‘클라우드 스타트업‘, 그런 비슷한 용어를 사용했어요. 지금은 모든 스타트업이 ‘클라우드 스타트업’이죠. 실제로 서버를 자체 설치하거나 VPS를 임대하는 스타트업이 있을까요? 모두 클라우드에서 VM, 컨테이너를 쓰잖아요.
‘모바일 퍼스트 (Mobile-First)’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예요. 이제는 그런 용어를 더 이상 쓰지 않는 이유는, 모든 기업이 모바일 앱을 갖고 있기 때문이잖아요. AI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AI는 모든 기업에서 사용하는 게 될 거고, 단순히 ‘AI 기업’이라는 개념을 사라지게 될 겁니다.
Q. 네, 어떤 의견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Replit은 특히 ‘AI로 사업을, 제품을,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구를 만드는 회사’잖아요? Replit에서 직접 사람들이, 기업들이 Replit을 어떻게 사용하나를 보시면서, AI로 10억 달러짜리 가치로 성장할 만들 수 있는 1인 기업, 5인 기업의 비즈니스는 어떤 모습인가요?
네, 좋은 질문이예요. Replit 에이전트를 만들기 이전에 있었던, 오래 된 이야기가 있어요.
한 교사가 있었습니다.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었고, 다른 교사들도 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수업 내용을 만들고, 평가 작업을 도와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도구를 만들었어요. 이 회사가 1~2년 만에 수억 달러짜리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됐어요.
물론, 이 회사는 혼자 했던 회사는 아니예요. 하지만 이 교사의 미래 비전이 아마 5~10명 정도 규모의 회사, 부트스트래퍼 정도 규모에 가까웠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실리콘 밸리의 수많은 창업자들이 ‘해결해야 할 어떤 문제가 있는지’ 고민하고, 예측하고, 연구를 하고 있어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를 갖게 되는 세상’이 온다면, 자신의 문제, 본인이 속한 커뮤니티의 문제를 직접 다 해결하게 될 겁니다 - 비즈니스 자체가 더 개인화, 맥락화, 커뮤니티화 되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소위 ‘간과되는 문제’가 없이 해결된다면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가치는 지금의 수십배, 수백배가 될 겁니다.
Q. 그렇군요. 개인적으로도 철학, 심리학, AGI 이런 쪽에도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아는데요. AGI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 보죠. AGI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면, AGI가 정확히 뭐고, 얼마나 더 시간이 흐르면 AGI에 도달할 거라고 보세요?
이런 주제는 항상 어려워요 - 궁극적으로 ‘의식의 본질이 뭐냐’ 같은, 알 수 없는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 직관을 가지고 이야기하자면, AGI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AI 연구자들이나 분석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해요. AGI가 사람 수준이 될 거라든가 그 비슷한 능력을 가지라 거라는 믿음, 저는 지나친 낙관이라고 봅니다.
AGI란 건, 원래 AI 연구자들이 이야기했던 그 정의는, ‘에이전트를 어떤 환경에든 투입해서, 성공적으로 계획하고 즉석에서 효율적으로 작업을 완료하기 위한 기술을 학습할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그게 사람이 활동하는 방식이기도 하구요. 물론, 사람마다 능력이 다양하고 차이가 나지만요. 가정을 해 보죠. 만약 제가 농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농구 게임에 투입이 되었다고 쳐요. 잠깐이나마 사람들, 그리고 게임을 관찰한 다음에, 경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떤 기술들이 있는지, 규칙이 무엇인지 추론을 할 겁니다. 아니면, 누가 1시간만 가르쳐 주면, 기본적인 사항은 다 익힐 수 있어요. 훌륭하지는 않더라도, 학습해 가면서 게임을 할 수 있죠.

농구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 강백호. 글의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Image Credit: 슬램덩크
반면에, 적어도 ‘현재 주류’의 AI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투입된다고 보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예요. 모델의 근원적 구조, 그리고 훈련 방식 등 때문에, 아직 AI가 훈련된 범위를 넘어서 진짜 제대로 ‘일반화 (Generalization)’하는 것, 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많은 스타트업들과 연구소에서 그 방향과 한계를 바꾸려고 하고 있어요. 그리고 ‘특정한 영역에서 사람 수준으로 작업할 수 있는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코딩 같은 영역에서는 그런 발전이 더 빠른 편이기도 하죠.
그래요, ‘지식 작업’ 중 대부분은, 충분한 데이터만 확보된다면 일종의 ‘범용 리모트 워커 (General Remote Worker)’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게 AGI인가요?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그런 건 AGI가 아니예요. 일반화 능력도 턱없이 모자라고, 효율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학습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우리가 진짜 AGI에 도달하고 싶다면, 그런 과제를 뚫어내야 합니다.
AGI와 관련해서 한 마디 더 하자면, ‘마음의 본질’, ‘의식의 본질’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힘들 거라고 봅니다. 우리의 뇌를 훨씬 더 잘 이해해야 해요.
그리고, 다른 모든 새로운 기술들과 마찬가지로, AI에도 큰 위험은 있어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섣부르게 생각하듯이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 같은 AI가 나타나서 사람을 지배하고 세계를 멸망시킬 것 같은 그럼 위험은 없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아요.
Q. 잘 이해했어요. 지금 말씀해 주신 AGI에 대한 생각이 Replit, 그리고 Replit에서 만들고 있는 제품, 서비스의 발전에 대한 비전과 어떻게 연결될까요?
네. 넓게 보면, 우리는 ‘AI를 위한 최고의 환경’을 만들고 싶은 회사예요. AI를 사용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최고의 툴셋, 컴퓨팅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만들고 싶습니다. 최첨단의 AI 모델을 Replit에 적용해서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고, 그 위에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레이어들을 쌓아 나가려고 합니다.
만약 우리가 언젠가 AGI의 상태에 도달한다면, 그 AGI 기술이든 모델이든 플랫폼이든, Replit 환경 내에서 가장 잘 작동하게 되기를 희망하죠. 물론 그렇지만, AGI 자체가 너무나 좋고 너무나 지능적인 무엇이라고 한다면, 자체적으로도 도구를 만들어 나갈 수 있고 Replit 같은 회사나 구조가 필요없을 수도 있죠.
사실, 그래서 더 ‘책상 위에 앉아서 AGI가 언제 올 거냐, 어떤 거냐’라는 이야기를 하는 걸 더 좋아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거고,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 만약 진짜 AGI, ASI 같은 게 도달했다고 하면, 지금 우리가 하는 예측이, 그게 무슨 예측이든, 의미가 없을 겁니다. 세상이 그만큼 훨씬 더 급변할 테니까요. 그게 ‘특이점’의 의미 아닌가요?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실질적으로는 ‘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 즉,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더 자율적으로 작동하겠지만, 여전히 우리를 위한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AI가 확산될 세상을 준비하고 논의하는 게 훨씬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Q. 네, 말씀하신 게 바로 ‘AI Augmented Worker (AI로 강화된 작업자)’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Amjad 당신은 ‘오픈소스’에 대한 믿음으로도 유명한데요. Replit에서 커뮤니티와 오픈소스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네. 프로그래밍 환경이라든가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거든요.
한 가지 방법은, 자동화할 수 있는 내부 시스템을 구축하는 거예요. 그게 대부분의 노코드 시스템의 방향입니다.
반면에, Replit의 경우에는, 에이전트에게 오픈소스 도구, 오픈소스 언어를 주고 오픈소스 스택을 기반으로 ‘앱’, ‘서비스’를 만들게 하는 겁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애플리케이션은, 기본적으로 모든 리눅스 머신에서 실행되는 표준적인 애플리케이션이기 때문에, 저는 그 방향이 에이전트의 구조에서 더 가치도 높고 좋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에 대해서 말하자면, 커뮤니티는 Replit의 성장에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였어요. 많은 분들이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하기도 하고, 리믹스하고, 협업도 많이 했어요. Replit은 문제를 공유하고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도울 수 있게끔 하는 다양한 경험, 방법 등을 쌓아 왔어요.
아직, 그 잠재력은 충분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와 같은 플랫폼 안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거래 행위’를 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꿔 왔어요 - 에이전트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서비스를 기반으로 커뮤니티의 참여자들에게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죠. 지금도 소프트웨어 커뮤니티가 훌륭한 곳이 많지만, 좀 더 나은 방법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 Replit에게도 좋고, 커뮤니티에도 좋고, 최종 사용자에게도 좋은 Win-Win-Win 시나리오를 꿈꾸고 있어요.
Q. 그렇군요, 흥미로운 생각이네요. 자, 질문의 각도를 조금 바꿔볼께요. 당신은 엄청난 독서광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AI, AGI 등에 대한 생각과 비전에 깊은 영향을 준 책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어떤 거예요?
잘 아시다시피,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이 Douglas Hofstadter (더글라스 호프스태터)의 글과 책을 즐겨 읽죠. ‘괴델, 에셔, 바흐’라는 책이 있는데, AI와 의식, 마음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 책이지만, 읽기가 쉽지만은 않아서 끝까지 읽어내려면 좀 노력을 해야 해요.
더글라스 호프스태터가 쓴 다른 책 ‘I Am a Strange Loop’라는 책 - 번역본은 없네요 - 에서는, ‘의식이 자기 성찰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의 창발적 구성 요소’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에 대한 ‘모델’을 가지게 되는 순간, 그 순간이 실제로 의식을 갖게 되는 순간이라는 주장이예요. 이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비유를 사용해서 이해를 도와줍니다.

Image Credit: 교보문고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전부라고 확신해서는 안 됩니다. 훌륭한 책이고, 현재의 과학적인 합의 구조 안에서 의식이 뭔가 설명하는 아주 좋은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그 생각만을 따라가다보면 AGI가 곧 올 거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성찰’이라는 게 유일한 조건인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훌륭한 책이고, 시적인 책이기도 합니다.
Q. 네,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Replit이 함께 하고 있는, AI 중심의 세상으로 향해 가는 이 흐름 안에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시는 건 뭔가요?
저는, ‘기회에 대한 접근성 (Access to Opportunity)’이 아주 중요하면서도 흥미로운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의 역설 중에 하나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이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되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기제가 될 것이다’라고 믿었다는 거예요. 어디에 살든, 어떤 자원을 갖고 있든간에, 인터넷에 기여하고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인터넷이 일궈낸 거대한 부와 자원은, 실리콘 밸리, 이 지리적 지역 하나에 엄청난 집중도를 가지고 구축되었잖아요?
그 이유 중 하나가, 아마 뭔가를 구축하는데, 개발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자본이 여전히 높은 벽으로 작동하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바로 그게, AI를 잘 활용한다면 무너뜨릴 수 있는 지점이예요.
소프트웨어 개발을 포함한 많은 업무에 있어서, AI는 비용의 하강 효과를 가져올 겁니다 - 결국, 신흥 시장의 많은 사람들이 기술 기업가가 되고,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사업을 구축할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거라는 뜻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보셨다면 친구와 동료 분들에게도 뉴스레터를 추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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