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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를 'AI 아키텍트'로 길러내는 법

AI 리터러시 시리즈, 그 첫 번째 에피소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새롭게 ‘AI 리터러시’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책상 앞에 앉아서 컴퓨터로 논문 초록을 확인하고, AI 전문가들의 블로그와 뉴스를 읽고, 레딧의 반응을 보면서 ‘AI 기술과 트렌드’를 확인, 추적하는 것과, 주변의 아이들과 친구의 자녀들이 너무 쉽고 익숙하게 ChatGPT, Midjourney, 그리고 새롭게 뜨는 AI 도구들을 바로 익숙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보는 것,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느낌의 경험이죠 -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순간 깨닫습니다: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는 걸요.

Image Credit: Futurise Training Institute

저도 꽤나 제 일과 관련해서 생성형 AI를 많이 사용하는 편인 것 같은데요, 확실히 전반적으로 AI를 활용하는 수준이 ‘보편화’의 단계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2010년대 중반에도 ‘AI 리터러시’라는 말은 있었습니다. 그 때 이야기한 ‘AI 리터러시’는, ‘(능력이) 제한적인 시스템이 뭘 할 수 있는지, 뭘 할 수 없는지를 아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서 이미지 분류기, 장난감 로봇, 몇 가지 의도(Intent)만 이해하는 정도의 기본적인 챗봇 같은 것들이요.

그렇지만,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생성형 AI 모델과 서비스는, 멀티모달(Multi-modal)에, 어느 정도 맥락을 기억할 수도 있고, 마치 사람이 만든 것 같은 결과물을 놀라울 정도로 잘 만들어내죠.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과 일의 현장에서 어떤 선택지(Opportunity)를 고려하고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에 직접적으로 작용합니다.

AI와 면접하는 지원자의 모습. Image Credit: 지디넷

생성형 AI를 포함한 여러 AI 서비스 - 더 이상 ‘사용법을 배우는’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되고 있습니다. 매일 하는 검색, 게임, 숙제에 대한 피드백에까지, 우리의 주변 모든 것들에 얽히기 시작했죠. 우리는 지금 빠른 속도로 AI와 함께 생각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고, 그래서 중요한 건 단순히 “AI를 쓸 줄 아느냐”가 아니라, 이 기술을 어떻게 현명하게 활용할 수 있느냐입니다.

핵심은 ‘소통’인 것 같습니다. AI가 내놓은 결과에 제대로 된 질문을 던지고, 잘못된 정보를 딱 보고 알아채고, 백그라운드에서 끊임없이 지식을 업데이트하면서, 가끔은 사용자의 허락을 얻지도 않고 알려주지도 않고 작업을 진행하는 시스템과 함께, 원활하게 일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한 번 잠깐 생각해 보세요. 이 시스템들은 매번 우리가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순간마다 스스로 계속 변화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의 아이들이 자라서 활동할 세상은 그 속도가 훨씬 빨라질 거구요. 그렇다면, 이 아이들이 살아갈 세계를 스스로 설계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래서 ‘AI 리터러시’가 한층 더 중요해집니다. 마치 읽고 쓰기를 배우듯이, 아이들, 청소년들은 AI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AI 리터러시’를 익혀야 합니다. 물론 AI 리터러시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고, 지난 10여년 간 그 기초가 착실히 다져져 왔지만, 생성형 AI 시대에 이르러 그 규모, 범위, 긴급성(Urgency)이 극적으로 커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처럼 다가가기도 합니다.

저희 튜링 포스트에서 새롭게 ’AI 리터러시’ 시리즈를 시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아이들을 위해서 AI가 뭔지 ‘쉽게 풀어내려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 빌더(Builder), 부모, 해석자(Interpreter) – 로서 어떻게 다음 세대가 ‘Always-On’ 모델의 생태계 안에서 살면서 생각하고, 창작해 낼 수 있도록 준비시킬 수 있을까를 상상하고 논의해 보려는 겁니다. 그리고 이건 AI나 머신러닝에 대해서 잘 알든 모르든 간에, 어떻게 멋진 사회의 어른, 멋진 부모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AI 리터러시’ 시리즈를 통해서 튜링 포스트와 함께 할 파트너는 ‘스테파니아 드루가(Stefania Druga)’입니다.

스테파니아 드루가

스테파니아는 바로 그 ‘Attention is All You Need’ 논문이 arXiv에 올라오기 훨씬 전부터 ‘AI 리터러시’를 고민하고 실험해 온 연구자입니다. 2012년 직접 Hackidemia를 설립했는데, 이 비영리 기관을 통해서 73개국의 아이들에게 코딩과 로보틱스를 전파하면서 400명이 넘는 현지 멘토를 양성했습니다. 2016년에는 MIT 미디어랩의 Scratch 팀에서 Cognimates를 출시했는데, 이 플랫폼에서 아이들이 이미지 분류기를 학습시키고, 챗봇을 스크립트화하고, 로봇이 물리적 세계에 반응하게끔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AI는 마법이 아니고, 데이터, 코드로 움직이고, 직접 만지고, 수정하고, 때로는 깨뜨릴 수 있는 디자인적인 선택의 결과’라는 걸 보여주는 도구이기도 했습니다.

시카고대학 AI 연구센터 수석 연구원, MIT Media Lab LEGO Papert Fellow, Google AI Creative Fellow을 역임하면서 다수의 연구상을 수상한 스테파니아는, 구글 Gemini에서 멀티모달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하다가, 지금은 일본의 AI 유니콘 Sakana AI에 방문 연구자로 있습니다.

앞으로 이 시리즈를 통해서 ‘아직 스스로조차 이해하면서 구축하는 중인 AI의 세계 속에서 AI 리터러시를 갖춘 아이들을 길러낸다는 게 뭘 의미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건 중요합니다 - 우리가 아이들에게 AI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하는가가 바로 ‘아이들이 AI와 어떻게 대화하게 될지를 결정’할 테니까요.

자, 그럼 이제 첫 번째 에피소드, 시작해 보겠습니다.

일단, ‘AI 리터러시’가 뭔데?

점점 우리나라에서도 ‘AI 리터러시(AI Literacy)’ 이야기가 많이 들립니다. 채용에서든, 교육에서든 말이죠. 하지만 AI의 많은 다른 용어들과 마찬가지로, ‘AI 리터러시’가 뭐냐에 대해서 누구나 합의하는 명확한 정의는 찾기 힘들죠 - 사실 ‘리터러시’라고 부르는 개념들 중 상당수가 이미 구식이 돼 버리기도 했습니다.

20201년에는 아마존 알렉사의 ‘Skill’을 실행하거나 Teachable Machine 모델을 학습시킬 줄 아는게 리터러시였어요. 하지만 2025년 지금, LLM이 MS 오피스, 구글 검색, iOS, 심지어 교실에서 아이들이 사용하는 학습 도구들에까지 내장돼 가고 있는 시점에, ‘리터러시’의 기준은 훨씬 더 높아졌다고 봐야 합니다.

스테파니아가 처음에 발표한 논문들 중 하나에서는 ‘AI 리터러시’를 AI로 읽고 쓰는 능력’이라고 정의했었습니다. 이제는 그게 ‘AI로 읽고 쓰고 창작하는 능력’으로 확장됐습니다. 이걸 분해해 보면, 세 가지, 그렇지만 서로 연결된 역량으로 나눌 수 있겠죠:

  • AI 읽기(Reading AI)
    AI - 특히 생성형 AI - 가 만들어내는 산출물을 비판적으로 소비하고, 그 이면에 있는 시스템과 그 특성을 이해하는 것

  • AI 쓰기(Writing AI)
    AI 기술과 서비스를 활용해서 스스로의 생각, 사고, 표현을 ‘확장’할 뿐 아니라 ‘정교하게 다듬는’ 것

  • AI로 창작하기(Creating with AI)
    인터랙티브 게임에서부터 맞춤형으로 학습된 모델, 그리고 AI 에이전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AI 시스템과 협력해 가면서 ‘새로운 것’을 설계하고 만들어내는 것

스테파니아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AI 리터러시는) AI에 대해서 질문을 던질 줄 알고, 그게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고, 그걸 가지고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걸 뜻해요. 단순히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데서 멈추지 않고, 단순히 창작자의 역할에만 머무르지도 않는 것이죠. 아이든 누구든, AI를 공동의 저자로 활용할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AI가 하는 대부분의 역할이 텍스트와 코드를 생성하는 것이겠지만, 점점 게임을 프로토타이핑한다거나 심지어는 AI 모델을 학습시키거나, 사람의 경험을 설계하고 테스트하는, 더 복잡하고도 어려운 일이 되어 갈 거예요. 중요한 건, 우리가 이 기술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식, 그리고 더 나아가서 우리가 AI를 통해서 우리의 워크플로우를 ‘증강(Augmentation)’시키고 진정한 ‘공동의 창작’을 하는 방법이예요

이 모든 것의 전제는, 바로 ‘비판적 사고’입니다. 언제 AI를 사용할지, 어떻게 사용할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일은 AI가 할 일이 아니야’라는 결정을 할 줄 아는 게 중요해요.

스테파니아 드루가

AI 리터러시, 그 중요성은, 뻔한 표현입니다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 그 때문에라도, 튜링 포스트의 ‘AI 리터러시’ 시리즈는 제한없이 모든 분들께 공개하고자 합니다.

혹시 이 작업을 지원하시고 싶은 분은 [email protected]로 연락주세요. 또는, 이 작업이나 논의를 같이 하고 싶은 분, 이 시리즈에서 다룰 여러 가지 개념과 도구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AI 리터러시’의 확산을 촉진하는 시도를 함께 해 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마찬가지로 같은 이메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물론, 시리즈의 여러 에피소드를 주변의 친구, 지인 분들과 공유해 주시는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AI를 활용하는 ‘부정행위(Cheating)’ 문제를 어떻게 다룰까?

‘창작’이 있는 곳이라면, 항상 ‘표절(Plagiarism)’의 문제가 따라오기 마련이죠. 특히 ChatGPT가 주류 도구로 자리잡은 다음에 ‘표절에 대한 불안’은 학교에서 아마 가장 화제가 되는 이슈일 겁니다.

최근에 경제학 교수님과 나눈 이야기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ChatGPT를 쓰는 걸 사실 못하게 하고 싶어요. 학생들이 그걸 사용해서 과제를 하거나 보고서를 만들어서 낼 때,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어떤 수준에서 가이드를 하거나 통제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그렇다고 막을 수는 없고…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하바드 교육대학원(Graduate School of Education)의 ‘Project Zero’와 같이 스테파니아가 진행한 작업을 통해서, 이런 질문에 대해서 꽤 흥미로우면서도 실질적인 해법의 단초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강력하게 도구 사용을 금지하거나 절차를 통제하는 방법 대신, ‘청소년들과 함께 AI를 사용하는 과정을 아주 투명하게, 그리고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프레임웍을 함께 만든’ 겁니다. 놀라운 건, 이런 작업 그 자체는 ‘포스트잇’ 메모지 붙였다 떼는 것만큼 간단하게 진행됐다는 겁니다.

이 프레임웍을 ‘Graidients’라고 부릅니다:

  • 과제 정의(Define the Task)
    우선, 학생에게 과제를 부여합니다; 예를 들면, 소설을 읽고 에세이를 쓰라거나 하는 식의 과제죠.

  • 활용법 브레인스토밍(Brainstorm Uses)
    그럼, 포스트잇에 학생과 그 친구들이 과제를 하는데 AI를 활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적어갑니다. 문법 확인, 제목 생성, 개요 작성, 챕터 요약, 문장 재작성, 심지어 전체 에세이를 작성하는 것까지 포함해서요.

  • 스펙트럼 매핑(Map the Spectrum)
    이 메모들을 보드 위에 붙여서, “Definitely Okay(확실히 괜찮음)”에서 “Gray Area(애매한 영역)”, “Not Okay(허용 불가)”에 이르는 연속적인 스펙트럼 위에 메모들을 배치합니다.

  • 대화 촉진(Facilitate a Dialogue)
    앞 단계에서 만든 시각적 지도를 사용해서 서로의 대화를 하도록 촉발합니다. 선생님의 가이드를 받으면서 학생들이 함께 각각의 사용 사례가 어디에 해당하는지 논의하고, 하나의 ‘사회적 계약(Social Contract)’을 만들어 갑니다. 이 과정은 서로 간의 기대치를 분명하게 하면서 다양한 관점을 드러내게끔 해 줍니다 -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은 “나는 내 주장을 비판하는 데 AI를 쓸 수 있다는 건 생각도 못 했어”라고 말한다던가요. 이런 과정을 통해서, AI라는 도구가 ‘단순한 지름길’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소크라테스 식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상대’가 됩니다.

Graidients 컨셉. Image Credit: Graidients

스테파니아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최종적으로 합의된 ‘보드’를 ‘맞춤형의 시스템 프롬프트’로 변환하는 디지털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학생이 과제를 하는데 LLM을 사용할 때, 이 프롬프트를 통해서 AI가 정해진 - 그들만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적으로 합의’된 - 규칙을 따르도록 가이드하는 거죠. 결국 학생, AI 모두가 전체적인 책임을 맡게 됩니다.

이런 접근 방식은, ‘부정행위(Cheating)’라는 이슈를 ‘통제와 처벌’의 문제에서 ‘메타인지(Metacognition)와 윤리적 추론(Ethical Reasoning)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로 다시 프레이밍해서 아이들에게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Image Credit: 스테파니아가 구성한 MyAI Compass

‘AI로 인한 파국’의 담론을 넘어, 현실에 발을 딛은 진짜 힘으로

또 하나, AI를 둘러싼 담론이 꽤 많은 경우에 ‘P-Doom(Probability of Doom, 파멸의 확률)’ - 즉 초지능(Superintelligence)적인 존재가 우리에게 가져올 수 있는 위험에 대한 두려움 - 에 지배되고 있다는 건 다들 잘 아실 텐데요. 이런 주제는 장기적으로는 의미있는 고려 사항일 테지만, 스테파니아는 이런 논의에만 집중하는 건 오히려 젊은 세대에게 지금, 그리고 단기적으로 중요한 것들에 대한 일종의 ‘마비(Paralysis)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알고리즘의 편향으로 인한 재앙이라든가, AI를 활용한 집단적인 감시 등 거대하고도 추상적인 문제를 생각할 때의 자연스런 1차적 반응은, ‘무력감’이기 때문이죠.

크툴루 신화의 그레이트 올드 원. 공포를 넘어 무력감을 일으키는, 이해의 차원을 넘어서는 존재

스테파니아의 해법이나 제안은, 이런 문제들을 더 구체적이고 더 인간적인 스케일로 전환해 보는 겁니다:

  •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하게 만들기(Make it Concrete and Actionable)
    스테파니아는 영국의 한 소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소년은 생성형 AI로 이미지를 만드는 걸 아주 좋아했는데, 대규모 모델을 학습시키고 실행하는 데 상당한 수준의 탄소 발자국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에는, 신중히 생각해서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게 뭔지 고민하면서 일주일에 단 한 개의 그림만 생성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균형(Trade-off)과 개인적 책임에 대한 섬세한 이해를 보여주는 일화로, 일종의 실천적 AI 윤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창작을 통한 역량의 강화(Empower Through Creation)
    스테파니아는 자신의 플랫폼인 Cognimates를 통해서 아이들에게 간단한 AI 모델을 직접 만들고 학습시키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편향을 직접 경험할 수밖에 없죠. 다양하지 않은 데이터셋으로 학습한 모델이 오류를 범하면, 그건 실패한 프로젝트가 됩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더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서 문제를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단순히 편향성을 가진 시스템의 희생자라는 위치에서, 더 나은 시스템을 만들 줄 아는 설계자로 바꿔주는 겁니다.

  • 더 나은 아키텍처를 선택하고 장려하기(Advocate for a Better Architecture)
    스테파니아는 AI를 중앙집중형으로 운영하는데 따라오는 위험에 대한 해답이 결국은 더 탈중앙화된 미래에 있다고 봅니다. 로컬 기기에서 실행할 수 있는 강력한 오픈소스 모델들의 등장, 이건 기술 자체를 넘어서 개인 정보를 더 잘 보호하고, 환경적 부담도 줄이고, 사용자의 통제도 용이하게끔 해 줍니다. 이런 분산된 생태계를 지원하는 것, 그 자체가 소수의 거대 기술 기업의 지배에 맞서는 건설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아이들과 함께 논의하는 것 역시 중요하구요.

정말 우리 모두가 AI를 알아야 하는게 맞기는 맞는 걸까요?

가끔 이런 질문을 하는 부모님도 계실 겁니다:

“제 아이는 수의사나 가수, 농부가 되고 싶어 하는데, 꼭 ‘AI 리터러시’가 필요할까요?”

이런 질문에 대해서, 스테파니아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건 ‘일(Work)이라는 것의 본질이 변화하고 있는 순간’이라고 말합니다. 20세기는 초전문화(Hyper-specialization)의 시대였습니다. 그렇지만 AI가 주도하는 21세기는 오히려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를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AI 모델과 서비스가 방사선학이든, 법률 조사 작업이든 다양한 전문적인 과제에서 아주 뛰어난 성능을 보일수록, 인간의 가치는 AI가 하기 어려워하는 영역으로 이동할 거구요.

  • 영역을 넘나드는 사고(Cross-Domain Thinking)
    특화된 AI 에이전트가 포착하지 못하는 연결점, 관계, 패턴을 발견하는 능력

  • 창의적 문제 해결(Creative Problem-Solving)
    한 분야의 지식을 다른 분야의 새로운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능력

  • 올바른 질문 던지기(Asking the Right Questions)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의 기술은 결국 질문하는 능력입니다. 스테파니아의 말처럼, “우리는 자연어를 쓰니까 누구든 질문하는 법을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올바른 질문을 배우는 건 반드시 습득해야만 하는 기술이예요. 그리고 바로 이게 AI 리터러시의 일부입니다. 왜냐하면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은 곧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를 올바른 멘탈 모델로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 평생 학습(Lifelong Learning)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기술이 있다면, 바로 그건 끊임없이 배우는 능력일 겁니다.

AI 리터러시’는 그냥 단순히 ‘AI가 어떤 거라는 걸 아는’ 게 아닙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이런 ‘적응’을 할 수 있게끔 하는 ‘메타 기술(Meta-Skill)’입니다.

수의사는 동물이 어디가 아픈지 더 빠르게 진단하는데 AI를 사용할 수 있고, 음악가는 생성형 AI 모델과 함께 새로운 멜로디를 공동 창작할 수 있고, 농부는 AI 서비스를 이용해서 작물과 가축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물과 비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수확 시기도 예측하고, 해충을 정밀하게 관리하고, 시장 가격을 미리 예측해서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건, 아이들의 열정을 대체하는게 아니라, 그걸 더 풍요롭게하고 확장하는 거라고 봐야 합니다.

최근에, 빌 게이츠가 대학교 졸업생들에게 “AI 도구를 받아들이세요. 그렇지만, 앞으로 안정적인 커리어 패스를 기대하지는 마세요”라고 조언을 했습니다. 앞으로의 수십 년 동안은, 여러 차례의 커리어 전환, 그리고 끝없는 기술 습득(Upskilling)을 요구하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확실한 건 이겁니다 - 배우는 법을 배우는 것, 특히 AI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배우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겁니다.

가정 환경에서라면,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직접 뭔가 해 보면서 배우게끔 격려해야 합니다. 아이가 자동차에 관심이 있다면, 전기차가 자율주행을 하게끔 하기 위해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탐구해 볼 수도 있고, 미술을 좋아한다면 AI 이미지 생성기를 사용해서 창의력을 확장해 볼 수도 있겠죠 (AI 예술과 관련된 창의성의 문제라든가 윤리적인 문제도 함께 논의해 보면 더 좋을 겁니다). 구체적인 지식은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지만, 평생을 걸쳐 학습한다, 그리고 적응한다는 태도는 어떤 분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아이들을 지켜줄 겁니다.

집에서 함께 해 볼 만한 7가지 활동

집에 아이들이 있다면, 이런 7가지 활동을 같이 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AI 찾기(Spot the AI)
    가족과 함께 일주일 동안 마주친 모든 AI 사례를 기록해 보세요. Spotify 추천, 휴대폰 얼굴 인식, 네이버 맵, 테슬라의 자율주행까지요. 저녁을 함께 먹으면서 서로 기록한 걸 비교해 보면서, 각각의 AI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추측해 보는 겁니다. 누가 더 많이 AI가 사용되는 사례를 찾았을까 이야기도 해 보면서, 일상을 형성하는 숨어 있는 알고리즘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간단한 방법입니다.

  • 안에 뭐가 있을까 그리기(Draw What’s Inside, Stefania의 제안)
    아이들에게 알렉사, ChatGPT 등 ‘자기들이 찾은 AI 사례와 단서’ 중 하나에 실제로 뭐가 들어있다고 생각하는지 그려보게 한 번 해 보세요. “데이터는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나요? 데이터가 있나요? 상자 안에 사람이 있어서 말을 하거나 타이핑을 하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져 보세요. 그런 다음, ChatGPT나 다른 LLM을 활용해서 실제 일어나는 과정을 함께 확인하면서 토론하세요. 이렇게 하면 추상적인 시스템이었던 AI가, 탐구의 과정을 함께 할 수 있는 구체적 아이디어로 바꾸게 될 겁니다.

  • 작은 모델 가르치기(Teach a Tiny Model)
    Cognimates나 Teachable Machine 같은 플랫폼을 활용해서 간단한 이미지나 텍스트 분류기를 학습시켜 보세요. 편향된 데이터로 시작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후에 더 좋은 데이터를 추가해 가면서 수정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면, AI가 훈련 데이터를 통해서 개선을 반영한다는 것, 그리고 더 좋은 데이터로 개선할 수 있다는 걸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 녹색/회색/빨간색 보드(Green/Gray/Red Board)
    학교의 프로젝트에서 Graidients나 My AI Compass 아이디어를 활용해서, 과제나 작업을 하는데 사용할 만한 AI 사용 사례들을 녹색(괜찮음), 빨간색(안 됨), 회색(논의 필요) 영역에 함께 배치해 보세요. 최종적으로 합의된 내용을 적어두고, 눈에 보이는 곳에 “사용 정책(Use Policy)”으로 두고 참고하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로컬 vs. 클라우드(Local vs. Cloud)
    로컬 기기에서 실행되는 작은 모델(예: llama.cpp, MLC Chat)과 클라우드 기반 챗봇을 나란히 함께 실행해 보세요. 속도, 정확도, 프라이버시 차이를 비교하고, “충분히 괜찮은” 로컬 AI가 더 나을 때가 언제인지 토론을 해 보세요.

  • 함께 자동화하기(Automate Together)
    가족 전체를 위해서 AI가 자동화할 수 있는, 규모가 작고 안전한 작업을 브레인스토밍하고, 아이들과 함께 Replit, Lovable, Claude, GPT-5 등 익숙한 도구를 활용해서 간단한 앱이나 스크립트를 “바이브-코딩(Vibe-Code)”해 보세요. 간단한 챗봇이나 To-do List만 자동화해 봐도, 코딩이 개인적이면서도 의미있는 경험이 됩니다.

  • 에너지 예산 챌린지(Energy Budget Challenge)
    가정에 주간 “컴퓨팅 예산(Compute Budget)”을 설정해서 AI의 사용 활동을 관리해 보세요. 요청을 모아서 한 번에 처리하고, 가능하다면 이미지 대신 텍스트를 사용하고, 로컬 도구를 우선 사용하세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매주 AI 에너지 영향에 관한 사실을 하나씩 공유하고 함께 규칙을 조정하세요. 허깅페이스의 AI Energy Score를 참고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정리하자면, 우리 모두가 함께 배우고 있는 겁니다

‘AI 리터러시’ - 꼭 모든 아이들을 AI 엔지니어나 ML 엔지니어로 만들자는 게 아닙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 주체성(Agency)
    AI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 아는 것

  •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AI의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평가하는 것

  • 공동 창작(Co-Creation)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강화하기 위해서 AI를 활용하는 것

  • 적응력(Adaptability)
    전체 커리어 동안 수차례 바뀔 직업 환경과 시장에 대비하는 것

튜링 포스트와 스테파니아가 나눈 대화 중에 가장 위안이 되는 메시지라면, 아마 ‘우리 모두 함께 배워가는 과정에 있다’는 걸 겁니다. 전문가, 엔지니어, 빌더, 기업가, 연구자, 예술가, 부모 등, 모두가 이 빠른 기술 변화의 한 가운데를 실시간으로 헤매기도 하면서 탐색하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가 모든 답을 알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실패하면서도 계속해서 탐구하고, 호기심과 비판적 사고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서 공동으로 뭔가를 계속 만들어갈 수는 있겠죠. 그게 바로 목적이기도 하고, 기회이기도 합니다. AI를 우리가 읽어내야 할 대상(Subject), 함께 쓰는 매체(Medium), 그리고 아이들이 다시 만들어 갈 수 있는 시스템(System)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만약 지금 정보의 바다에서 지혜와 지식을 애타게 찾으면서도 그 규모와 속도에 압도당하고 있다면, 안심하게요, 당신 혼자만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가 함께 배워가는 공동체입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제대로 생각하고 일을 해 낼, 변화를 일으킬 시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AI 리터러시 시리즈의 정신입니다.

만약 위에서 말씀드린 활동을 시도해 보시게 되면, 여러분의 보드, 그림, 가정의 AI 사용 규칙을 저희에게도 공유해 봐 주세요. 이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 가장 좋은 사례들을 모아서 플레이북(Playbook)으로 만들어 봐도 좋을 것 같네요.

보너스: 참고 자료

  1. AI competency framework for students (UNESCO, aug 2024)

  2. AI4K12 – Five Big Ideas with grade‑band charts and printable poster

  3. Day of AI Curriculum – free MIT RAISE curriculum

  4. Exploring Generative AI by Code.org

  5. Graidients (Jan 2025) by Harvard

  6. This puzzle game shows kids how they’re smarter than AI by University of Washington

  7. Students Are Using AI Already. Here’s What They Think Adults Should Know (sep 2024) by Harvard GSE

  8. Kids teach AI a little humanity with Cognimates (YouTube by MIT Media Lad)

  9. What are artificial intelligence literacy and competency? A comprehensive framework to support them (jun 2024) by Chiu et al.

  10. The 4As: Ask, Adapt, Author, Analyze - AI Literacy Framework for Families (June 2021) by Druga et al.

  11. Stefania’s Druga publications

  12. Bigger isn't always better: how to choose the most efficient model for context-specific tasks (may 2025) by Sasha Luccioni

  13. The AI for Education project (AI4ED) by Northeastern University

AI와 ML을 도구삼아 함께 해 볼만한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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